메뉴 건너뛰기

getcoolstudio.net

text

내가

by getcoollinus on KST4511Asia/Seoul | 2021. 11. 15. Mon 20: 45 hit 3422




잘 지내요,/그래서 슬픔이 말라가요/

/ 내가 하는 말을/나 혼자 듣고 지냅니다/

아 좋다, 같은 말을 내가 하고/

나 혼자 듣습니다.



...


(김소연, 그래서)





//




잘 지내요 그래서 슬픔이 말라가요 내가 하는 말을 나 혼자 듣고 지냅니다
아 좋다, 같은 말을 내가 하고 나 혼자 듣습니다 

내일이 문 바깥에 도착한 지 오래되었어요 
그늘에 앉아 긴 혀를 빼물고 하루를 보내는 개처럼 내일의 냄새를 모르는 척합니다
잘 지내는 걸까 궁금한 사람 하나 없이 내일의 날씨를 염려한 적도 없이 
오후 내내 쌓아둔 모래성이 파도에 서서히 붕괴되는 걸 바라보았고 
허리가 굽은 노인이 아코디언을 켜는 걸 한참 들었어요 

죽음을 기다리며 풀밭에 앉아 있는 나비에게 빠삐용, 이라고 혼잣말을 하는 남자애를 보았어요
꿈속에선 자꾸 어린 내가 죄를 짓는답니다 
잠에서 깨어난 아침마다 검은 연민이 몸을 뒤척여 죄를 통과합니다 
바람이 통과하는 빨래들처럼 슬픔이 말라갑니다 
잘 지내냐는 안부를 안 듣고 싶어요 안부가 슬픔을 깨울 테니까요 
슬픔은 또다시 나를 살아 있게 할 테니까요 

검게 익은 자두를 베어 물 때 손목을 타고 다디단 진물이 흘러내릴 때 아 맛있다, 라고 말하고 나 혼자 들어요 

- 그래서 / 김소연


시집

산문집[





  1. [2018/01/02] 먼 후일 by Getcoollinus (2293)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rec today

번호 category 제목 날짜 조회 수
149 rec 2022 / new  image 2022.01.02.Sun 3823
148 luv 숨겨진 H를 찾아서 [1]  image 2022.03.21.Mon 3918
147 luv 생일   2021.07.03.Sat 4128
146 rec 정리와 정돈 #  image 2021.11.07.Sun 4168
145 rec 흔히있는 기적 [2]  image 2022.07.20.Wed 4275
144 wish zfc   2021.07.02.Fri 4378
143 drama 옥씨부인전   2024.01.11.Thu 4381
142 rec with kb / asan   2021.08.21.Sat 4392
141 luv 내일.Z  image 2021.07.27.Tue 4654
140 rec day   2024.01.22.Mon 4679
139 rec 생일.0717  fileimage 2021.07.17.Sat 4686
138 rec 너무, 빛   2021.04.17.Sat 5116
137 people 에리코   2021.06.25.Fri 5601
136 rec B, 우리   2021.06.02.Wed 5781
135 drama 엉클   2021.05.20.Thu 5916
134 rec 내가 얼마나   2020.08.18.Tue 5960
133 rec 99년 하루   2021.03.26.Fri 6004
132 drama 경우의 수. e.1.2   2020.09.29.Tue 6136
131 drama 이 구역...   2021.05.09.Sun 6337
130 rec 약속과 경우 [1]  fileimage 2020.08.31.Mon 6432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12 Next ›
/ 12
Designed by hikaru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