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getcoolstudio.net

text

내가

by getcoollinus on KST4511Asia/Seoul | 2021. 11. 15. Mon 20: 45 hit 8680




잘 지내요,/그래서 슬픔이 말라가요/

/ 내가 하는 말을/나 혼자 듣고 지냅니다/

아 좋다, 같은 말을 내가 하고/

나 혼자 듣습니다.



...


(김소연, 그래서)





//




잘 지내요 그래서 슬픔이 말라가요 내가 하는 말을 나 혼자 듣고 지냅니다
아 좋다, 같은 말을 내가 하고 나 혼자 듣습니다 

내일이 문 바깥에 도착한 지 오래되었어요 
그늘에 앉아 긴 혀를 빼물고 하루를 보내는 개처럼 내일의 냄새를 모르는 척합니다
잘 지내는 걸까 궁금한 사람 하나 없이 내일의 날씨를 염려한 적도 없이 
오후 내내 쌓아둔 모래성이 파도에 서서히 붕괴되는 걸 바라보았고 
허리가 굽은 노인이 아코디언을 켜는 걸 한참 들었어요 

죽음을 기다리며 풀밭에 앉아 있는 나비에게 빠삐용, 이라고 혼잣말을 하는 남자애를 보았어요
꿈속에선 자꾸 어린 내가 죄를 짓는답니다 
잠에서 깨어난 아침마다 검은 연민이 몸을 뒤척여 죄를 통과합니다 
바람이 통과하는 빨래들처럼 슬픔이 말라갑니다 
잘 지내냐는 안부를 안 듣고 싶어요 안부가 슬픔을 깨울 테니까요 
슬픔은 또다시 나를 살아 있게 할 테니까요 

검게 익은 자두를 베어 물 때 손목을 타고 다디단 진물이 흘러내릴 때 아 맛있다, 라고 말하고 나 혼자 들어요 

- 그래서 / 김소연


시집

산문집[





  1. [2018/01/02] 먼 후일 by Getcoollinus (2293)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rec today

번호 category 제목 날짜 조회 수
hot rec 안성.평택.수원.   2024.12.06.Fri 442
107 people 129  fileimage 2020.03.24.Tue 17065
106 rec 그래서  fileimage 2020.03.17.Tue 16031
105 rec 누자베스   2020.03.11.Wed 25772
104 rec 숨겨진 H를 찾아서  fileimage 2020.03.05.Thu 34361
103 rec 친친   2020.02.09.Sun 32849
102 rec 離愁   2020.01.29.Wed 27638
101 rec 문자와 답장   2020.01.20.Mon 27164
100 rec 한번   2020.01.20.Mon 25251
99 rec 언젠가   2019.12.18.Wed 20288
98 rec 야무진   2019.12.18.Wed 16035
Board Pagination ‹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24 Next ›
/ 24
Designed by hikaru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위로